읽고본느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샌. 2020. 1. 23. 18:45

터미네이터 1편이 나온 게 1984년이니 어느덧 36년이 되었다. 1편 뒤에 시리즈로 다섯 편이 제작되었고, 나는 세 편 정도를 본 것 같다. 이번에 나온 '다크 페이트'는 여섯 번째 작품이다.

 

옛 작품은 본 지가 오래돼서 기억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어느 편에 나오는 건지 헷갈린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연기한 터미네이터가 차를 몰고 추격하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어느 집 지붕을 뚫고 거꾸로 처박혔다. 죽든지 아니면 큰 부상이라도 당할 줄 알았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옷의 먼지를 훌훌 털면서 집 밖으로 걸어나오는 장면이 있다. 터미네이터의 위력을 보여준 첫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아 있다. 경찰관 복장을 한 액체 로봇 터미네이터 T-1000도 처음 봤을 때 놀라웠다.형상기억합금을 설명하면서 수업 시간에 써먹기도 했다.

 

이번 '다크 페이트'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이 다시 나온다 해서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아놀드는 72세, 린다는 63세다. 액션 역할을 맡기에는 나이가 많지 않을까 했는데 기우였다. 린다 해밀턴이 터미네이터를 제거하기 위해 기관포를 들고 등장하는 포스는 어마어마했다.

 

이야기 구성은 전작과 대동소이하다. 개인적으로는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 세계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싶다. 인공지능이 지금처럼 발전해 나간다면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호킹 박사가 말한 대로 호모 사피엔스의 최대 위협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인류의 종말이던지, 아니면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주에서 진행될 역사를 인간 중심으로만 볼 필요가 없는지 모른다.

 

시리즈가 반복되며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터미네이터는 꽤 괜찮은 SF 영화다. 눈요기를 위해 너무 액션 중심의 활극으로만 꾸미지 말고,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루었으면 좋겠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으면 더욱 좋겠다.

 

 

 

'읽고본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사랑 백석  (0) 2020.02.07
혼자가 혼자에게  (0) 2020.01.30
끌림  (0) 2020.01.17
신의 한 수 : 귀수편  (0) 2020.01.10
저 청소 일 하는데요?  (0) 2020.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