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본래 작은 행함이 아니고
덕은 결코 작은 앎이 아니다.
도리어 작은 지식은 덕을 손상하고
작은 행함은 도를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몸을 바르게 할 뿐이라고 했고
즐거움을 온전히 하는 것이 뜻을 얻었다고 말한 것이다.
道固不小行
德固不小識
小識傷德
小行喪道
故曰
正己而已矣
樂全之謂得志
- 繕性 2
장자가 말하는 '작은 앎'[小識]이란 무엇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지식을 말한다. 그 목적이 아무리 고상하더라도 무엇을 위한다거나 무엇을 이루려는 의지가 들어 있는 지식은 유위(有爲)일 뿐이다. 도리어 덕을 손상시키기만 한다. '작은 앎'의 결과인 '작은 행함'[小行]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이고 의도된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선행이나 또는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을지라도 도(道)를 손상시킨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의 말씀이 바로 '큰 행함'[大行]이다. 아니, 더 나아가 오른손이 하는 일은 오른손도 몰라야 한다.
그러므로 알고 행하기 이전에 '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正己]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것은 도리어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다. 아무리 좋은 의도일지라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스스로가 굴레를 만들어 씌우는 노릇밖에는 안 된다. 또한 다른 사람마저 힘들게 한다. 장자 인간세 편에서 다른 나라로 유세를 가려는 안회에게 공자는 우선 심재(心齋)하라고 일러준다. 삶의 온전한 즐거움이란 우선 자신을 바르게 한 뒤에 찾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