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92]

샌. 2009. 11. 2. 10:12

순수하고 소박한 도란

오직 신령스러움을 지키는 것이니,

지켜서 잃지 않으면 신과 하나가 되며

그 하나가 정미 신통하니

천륜과 부합하는 것이다.

시골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속된 사람은 이익을 중히 여기고

깨끗한 선비는 명예를 중히 여기며

어진 사람은 뜻을 숭상하고

성인은 정신을 귀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소박하다는 것은

어울려도 잡스럽지 않은 것을 말하고

순수하다는 것은

정신이 이지러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능히 순수하고 소박함을 체현한 자를

진인이라 말하는 것이다.

 

純素之道

惟神是守

守而勿失 與神爲一

一之精通

合於天倫

野語有之 曰

衆人重利

廉士重名

賢人尙志

聖人貴精

故素也者

謂其無所與雜也

純也者

謂其不?其神也

能體純素

謂之眞人

 

- 刻意 2

 

여기에서 장자는 인간이 가야 할 길을 '순수하고 소박한 도'[純素之道]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순수함'[純]이란 습득된 가치관이나 관념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이다. 즉, 세속에 물들지 않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박함'[素]이란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무엇을 이루려고[爲] 하거나, 특정의 것이 성취되기를[欲] 바라지 않는다. 하늘의 순리에 따라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그런 삶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할 수밖에 없다.

 

순수함과 소박함이 체현(體現)된 사람이야말로 '참사람'[眞人]이라고 장자는 말한다. 그러나 어떤 용어로 표현하든 언어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우리가 진인에 대해 묘사하는 것은 전체의 한 부분밖에 안된다. 진인은 그냥 무심히 살지만, 그렇다고 유별나게 표시가 나는 것도 아니다. 또, 깊은 산중이나 수도원에 들어가야 진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사람은 바로 우리들 평범한 이웃 가운데 있는지 모른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94]  (0) 2009.11.17
장자[93]  (1) 2009.11.06
장자[91]  (0) 2009.10.24
장자[90]  (0) 2009.10.17
장자[89]  (0) 2009.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