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 면천면 면천초등학교 구내에 천 년이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면소재지인 이곳 성상리는 옛 성벽이 남아 있고 관아 터도 있어 한눈에 오래된 고을임을 알 수 있다. 면천초등학교 역시 개교 백년이 넘은 학교다. 그래서 은행나무 고목은 마을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이 은행나무에는 고려의 개국공신인 복지겸(卜智謙)과 관련된 얘기가 전한다. 복지겸은 왕건을 도와 고려를 개국한 일등공신으로 면천 복씨의 시조이기도 하다. 은행나무가 있는 면천초등학교 자리는 원래 복지겸의 집터였다고 한다. 어느 날 복지겸이 병을 얻어 누워 있었는데 딸 영랑이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백일기도를 드렸다.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두견주를 빚어 아버지께 드리고,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알려 주어서 그대로 했더니 정말로 병이 나았다고 한다. 그때 영랑이 심었던 은행나무가 바로 이 나무다. 수령은 약 1,1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천 년 넘은 고목이다.
두 그루 중 하나는 줄기가 심하게 패여서 보형재로 채워져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런대로 생육 상태가 좋아 보였다. 나무의 크기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높이는 21 m, 둘레는 6 m, 직경은 1.9 m이며, 충남 기념물 82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