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접시꽃(2)

샌. 2009. 7. 10. 10:01



접시꽃이 아름답다는 걸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는 큰 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접시꽃 역시 크게 호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고향집과 한강에서 만난 접시꽃은 그런 선입견을 깨는 것이었다. 그 담백하고 고운 색깔에 특히 반해 버렸다.

 

접시꽃의 색깔은 우리 전통의 천연염색 물감을 연상시킨다. 은은하면서도 곱다. 또한 흰 접시꽃은 고운 모시옷을 입은 단정한 여인네의 모습을 닮았다. 그러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해서 지체 높은 귀부인이 아니라 우리 이웃 아낙네처럼 친근감이 있다.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로 접시꽃이 유명해졌는데 사실 접시꽃은 어머니의 이미지가 더 가깝지 않나 여겨진다. 접시꽃에서는 풍만함과 함께 모든 것을 감싸안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접시꽃 어머니'라는 아래 시에서 시인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다.

 

하얀 모시 치마저고리가

잘 어울리던 어머니

동백기름 발라 머리 곱게 단장하고

모시 한복을 차려입은 어머니 모습

참 아름다웠는데

농사일로 항상 바빴던 어머니

고운 옷 입을 여가는 거의 없었죠

언제나 거친 옷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어머니

고향동네 모퉁이 길가

순백의 접시꽃

어머니

이젠 한가하신가 봐요

아끼시던

모시 치마저고리 꺼내 입고

환하게 웃고 계신 걸 보니

참 아름다우십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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