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암 계곡 비탈에서 너도바람꽃을 우연히 발견했다. 약 10여 개체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작은 동네였다. 이곳에서 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척 놀라웠다. 그저께는 수리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보았는데 올해는꽃들을 많이 만날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나에게 봄은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을 타고 온다. 두 꽃이 보이면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너도바람꽃은 천마산에서만 만났는데 이렇게 의외의 곳에서 보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잘 몰라서 그렇지 너도바람꽃은 우리나라 전국에 흔하게 분포하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천진암을 찾았다. 천진암은 예전 모습과 거의 변화가 없었고, 넓은 터에는 작년 행사를 알리는 플랭카드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바람도 부드러워졌고 대기에는 봄기운이 따스하다. 멀리 앵자봉의 산색에도 봄이 배인 듯한 느낌이고, 물가의 버들강아지에도 고운 솜털이 화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