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회양목꽃

샌. 2008. 3. 25. 09:38



회양목꽃은 소리소문 없이 핀다. 꽃의 색깔도 잎과 비슷한 연녹색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꽃이 피어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나간다. 더구나 꽃잎 조차 없으니 더더욱 드러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아내가 회양목꽃을 처음 보았다고 놀라면서 반가워하는 것을 보고 이 꽃을 모르는 사람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양목꽃은3 월 중순부터 볼 수 있으니 무척 빨리 핀다. 보기와 달리 향기도 진하다. 여주 생활을 할 때 안마당과의 경계를 위해 회양목을 심은 적이 있었다. 그때 회양목에 생기는 벌레를 감당하지 못해 나중에는 전부 베어내야 했다. 그만큼 이 나무에는 벌과 벌레를 유혹하는 물질이 많은 것 같다.

 

회양목꽃은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래도 항상 그 자리에서 소박한 꽃을 피운다. 젊었을 때는 장미 같은 화려한 색깔의 꽃만 눈에 들어왔고 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젠 이런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꽃들에 더 눈길이 간다. 그건 나이가 들면서 갖게 된작고 약한 것들에 대한 애틋함 때문인지 모른다. 똑같은 사람의 눈이지만 젊을 때의 눈과 나이가 들어서의 눈은 다르다. 젊었을 때 못 보던 것을 나이가 들어서는 볼 수가 있다. 이것 또한 신의 축복이 아닐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육체의 눈은 흐려지지만 사물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은 점점 밝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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