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76]

샌. 2007. 3. 9. 15:19

사람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죽어 있을 때는 딱딱하고 뻣뻣해지지요.

풀,

나무,

모든 생명체도 마찬가지지요.

다시 말해

딱딱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 가운데 있고,

부드럽고 유연하고 약한 것은

생명 가운데 있는 것이랍니다.

본디,

강하게 단련된 칼은 부러지기 쉽습니다.

지나치게 뻗대고 서 있는 나무는 바람에 꺾이기 쉽습니다.

그래요,

딱딱하고 뻣뻣한 것은 아래에서

밑동이 되어야 한답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것은 위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 한답니다.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故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道,

是以兵强則不勝, 木强則折, 强大處下, 柔弱處上.

 

생명의 원형질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봄에 땅에서 올라오는 새싹이 그렇고, 갓난아이가 또한 그렇다. 그러다가 생명의 기가 다해지면 딱딱하고 뻣뻣해진다. 사람의 일생도 그것을 보여준다.

 

정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살아 생동하는 정신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반대로 딱딱하고 굳어진 정신은 이미 죽은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에 갇힌 의식은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 뿐만 아니라 정신도 딱딱하고 뻣뻣해지는데 그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딱딱하고 뻣뻣한 것은 아래로 내려가고 새롭고 부드러운 것이 꽃을 피운다.

 

그런데 세상은 강하고 큰 것을 숭배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그것이 죽음의 첩경임을 알지 못한다. 지금 인간의 문화도 강하고 큰 것을 지향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은 결코 생명의 원리가 아니다. 강한 것은 곧 꺾어지게 마련이다.

 

물과 같이 부드러운 것이 자연의 운행 원리다. 물이 흘러가는 모습이야말로 도[道]의 모델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순리에 따르지 않고 서로가 강함을 추구할 때 파열음과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일시적으로는 잘 나가는 것 같지만 깊은 수렁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지금과 같은 문명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노자의 가르침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가치관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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