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가 있었답니다.
하늘과 땅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상상해 보세요.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는
혼돈(chaos)의 세계를.
그곳은
절대 고독과
절대 침묵에 휩싸여
모든 것이 서로 뒤섞이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답니다.
모든 공간을 넘나들며
모든 존재를 잉태하고 있답니다.
마치 대자연의 '어머니'처럼.
그 원초적인 혼돈의 세계를
뭐라고 부르냐고 묻는다면
타오라고 말할래요.
그 타오의 특징을 묻는다면
크다고 말할래요.
크니까
멀리까지 흘러가고
멀리까지 흘러가니까
다시 되돌아오지요.
위대한 타오를 가슴에 품은 하늘은 위대합니다.
위대한 하늘을 가슴에 품은 땅은 위대합니다.
위대한 땅에 사는 인간,
인간 또한 위대한 타오를 가슴에 품고 있다면 위대하겠지요.
위대한 인간을 땅을 본보기로 살아가며
위대한 땅은 하늘을 본보기로 펼쳐지며
위대한 하늘은 타오를 본보기로 열리며
타오는,
위대한 타오는 스스로 움직이며 돌아갑니다.
그러니
타오는
가장 크고, 가장 위대한 것이지요.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其一焉,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이 장은 도덕경의 창세기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깊은 뜻을 헤아리기에는 나에게 무리다.
삼각산을 오르게 될 때 도선사 코스를 택하게 되면 백운산장을 지나가게 되는데, 등산하느라 배가 출출할 때 산장에서 사 먹는 라면 맛은 일품이다. 그 백운산장 벽에 이 장의 마지막 구절인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다. 오래 전부터 보아왔던 것인데 이젠 옛 친구마냥 반갑다. 직역하면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도[道]'나 '자연[自然]'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의미와는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자연 속에 들어있는 자연스러움으로서의 자연성[自然性] - 그것의 구현이 노자가 말하려는 핵심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