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14]

샌. 2006. 3. 31. 14:08

다섯 가지 감각으로 느낄 수 없어도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답니다.

티끌보다 더 작은 것은

아무리 보려고 발버둥 쳐도 보이지 않지요.

도둑 발자국 소리보다 더 작은 것은

아무리 들으려고 발버둥 쳐도 들리지 않지요.

스르르 미끄러지는 실크보다 더 부드러운 것은

아무리 만지려고 발버둥 쳐도 만져지지 않아요.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만져지지 않는

작은 것보다 더 작은 것은

작으니까 서로 잘 섞인답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부드럽게 녹아있는 공간,

그곳이 '무(無)' 혹은 '공(空)'으로 보일지라도

진정으로 존재하는 곳이라 믿고 싶습니다.

그곳은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고

이 세상 환히 비추는 밝음만 있는 게 아니고,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고

이 세상 시커멓게 물들이는 어둠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하얗다가 까맣다가

까맣다가 하얗다가

쉼 없이 돌고 또 돌아가고

바뀌고 또 바뀌며

결국에는

이름 없는 세계로 돌아옵니다.

이곳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 존재하는 곳,

보이지 않는 존재가 존재하는 곳,

그리고 싶어도 그릴 수 없는 곳.

가만히 뒤를 좇아가도

뒷모습은 보이지 않고,

반갑게 앞에서 맞이해도

얼굴은 보여주지 않네요.

어디로 간 걸까요?

쉿, 가만히 숨 죽이고 들여다보세요.

당신의 마음을,

만물의 마음을,

그 속에 움직이고 있는

타오의 몸짓을 느껴 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아 보세요.

가장 편안한 자세로

타오가

있다고,

있어 왔다고 믿어 보세요.

자, 보이나요?

타오의 모습이......

 

視之不見, 名曰微,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夷.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之狀, 無物之狀, 是謂恍惚.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인간의 지력으로 어림하거나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비라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온통 신비에 둘러싸여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지식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함을 알게 된다.

 

신비는 우리를 경이에 떨게 하고 겸손하게 만든다. 동시에 신비는 우리를 한없는 근원적 행복으로 이끈다. 종교심이란 신비에 대한 경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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