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 후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오는데 가슴이 짠해졌습니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김광석의 '일어나'가 벨소리로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전에 수 년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후배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기에 후배가 선택한 이 노래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를 나름대로 짐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배는 자신의 일 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공이 생물이기에 환경 단체를 조직하고 꾸려나가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살리는 일에 온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후배지만 그가 존경스러운 점은 생각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행일치가 말은 쉽지만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보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런 생활을 지탱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일 것입니다. 후배는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적으로는 저보다 훨씬 성숙한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감히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는 후배입니다.
현실에 저항하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에게 공통된 것이겠지만 희망의 꿈과 함께 낙담과 좌절이 늘 따라다닙니다. 후배 역시가족이나 직장 동료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하고, 자신의 진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 이 노래는 아마 자신에게 해주는 다짐일 것이라 여겨져 마음이 짠해진 것입니다. 그때도 후배는 저에게 많은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과는 달라서, 같은 얘기를 해도 후배가 주는 충고는 저에게 항상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후배의 이 노래 벨소리는 동시에 저에게 주는 후배의 목소리로 들렸습니다. 낙담해 있고 의기소침해 있는 지금의 저에게 힘을 내라고, 다시 용기있게 출발해 보라고 권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벨소리 하나가 이렇게 기쁨과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배론과 터에 다녀오며 테이프를 넣었더니 또 마침 윤태규의 '마이 웨이'가 흘러 나왔습니다. 오늘 땨라 그 노래 가사가 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볼륨을 높여 몇 번이나 반복하며 그 노래를 들었습니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가 볼 곳 없어
정말 높이 올랐다 느꼈었는데 내려다 볼 곳 없네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 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 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외로운 큰 산 앞에서 무릎 꿇고서 포기도 하려 했어
처음처럼 또 다시 돌아가려고 무작정 찾으려 했어.....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 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그래, 다시 한 번 시작해 보는 겁니다!
편함과 안락을 위해서 이 길에 나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넘어지고 주저앉을 때가 있는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 서기보다는 일어나 다시 한 번 더 부딪쳐 보는 겁니다!
'참살이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을 넣다 (0) | 2006.04.05 |
---|---|
베짜타 못 (1) | 2006.03.04 |
길은 어둡고 멀다 (0) | 2006.02.27 |
사랑의 유효기간 3년 (0) | 2006.02.20 |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0) | 2006.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