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경복궁 향원정

샌. 2005. 5. 30. 21:23


 

퇴근하며 옆의 동료와 경복궁에 들리다. 평일의 늦은 오후여서인지 고궁은 조용하다. 늘 단체 관람객들로 시끌벅적하던 경복궁이 인적이 그치니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문을 닫는 오후 6시가 가까워지니 사람들은 빠져나가고 고궁은 적막 속에 잠긴다. 경복궁의 뒤에 있는 향원정은 그래서 더욱 고즈넉하다.

 

1870년 대에 향원지라는 연못을 파면서 지었다는데 나무로 만든 저 다리가 향기에 취한다는 취향교(醉香橋)이다. 이곳은 왕실 전용 휴식공간으로 아마도 가장 은밀한 곳이었을 것이다.

 

향원정 둘레의 연못에는 노랑어리연꽃과 수련이 곱게 피어있다. 이 어리연꽃을 구경하러 찾아온 사람들이 연못 둘레의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풍경이 평화롭다. 어느 분은 햇빛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연꽃의 색깔을 본다며 몇 시간째 앉아 있다.

 

그분의 말씀 중에 '사진은 꽃의 혼을 담는 작업이다'라는 말이 인상 깊다. 오랜만에 한적한 고궁의 분위기에 젖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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