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조계사 연등

샌. 2005. 5. 10. 10:36


 

퇴근길에 조계사에 들러 연등을 구경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빨강, 분홍, 초록, 노랑, 파랑의 무수한 연등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조계사에서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저 연등 하나 하나에 깃들어 있는 사람들의 기원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마음은 풍요로워진다.

 

부처님이 왕궁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구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분이 도달한 구경각(究竟覺)의 경지는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불교의 사상은 심오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특히 공(空)이라든가 무심(無心), 무소유(無所有)의 지향은 늘 내 가슴을 설레게한다. 비록 지금은 기복적인 경향이 커졌지만, 그러나 깨침에 이르려고 하는 불교의 기본 정신은 더없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벤치에 앉아 연등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 색깔이 너무나 곱고 예쁘다. 사람들의 기원도 저 색깔만큼이나 아름답겠지.

 

내 연등에는 이런 기원 하나 올리고 싶다. '빈 마음을 주시길, 아무 것도 바라지 않게 해 주시기를.....' 그러나 너무 큰 욕심이라며 부처님이 웃으실 것 같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맛  (0) 2005.05.24
건설공화국  (0) 2005.05.17
운동의 즐거움  (1) 2005.05.04
M51  (2) 2005.04.27
황사가 찾아오다  (0) 200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