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감자를 심다

샌. 2005. 4. 18. 15:09


 

밭에 감자와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옥수수는 몇 해째 심어 왔지만 감자는 처음입니다. 동생이 강원도 씨감자를 구해 주었고, 전주에서도 붉은 감자를 줘서 두 종류를네골에 심었습니다. 옥수수도 네 골 심었습니다.

 

경운기로 골을 만드는 것을 로타리를 친다고 하지요. 이 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괭이로 골을 만들고 있는데 이웃집에서 보시고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경운기를 몰고 와서 이렇게 훤하게 일을 해 주셨습니다. 기계의 힘이란 역시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하루 종일 할 일을 30분 만에 마칠 수 있었으니까요.

 

하얀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 감자 눈을 따내서 그걸 흙에다 심는 작업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흙을 만지는 자체가 즐거운 일일 뿐만 아니라, 거기에 생명을 기르는 의미가 곁들여지니 당연한 느낌이겠지요. 밭을 고르고 비닐을 씌우고 할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이내 노력의 대가를 받습니다.

 

감자 눈을 따는 것이랑 심는 방법을 그냥 말로 들은 대로 했지만 왠지 잘 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수확이 어떻게 되느냐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누구는 사서 고생을 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여기에는 노동을 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든 많든 내 힘으로 가꾼 먹을거리를 수확하고 먹는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오른쪽에는 고구마를 심을 예정이고, 왼쪽에는 시차를 두고 옥수수를 심어나갈 예정입니다. 하여튼 올해는 일이 많게 생겼습니다. 농사 짓는 분이 보면 어린애 장난 같은 수준이지만 모든 걸 배우며 시작해야 하는 저에게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서투르고 시행착오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아내와도 티격태격입니다. 그런 과정을 포함해서 내가 선택한 이 배움에 터에 지금은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 벌써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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