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새싹

샌. 2005. 5. 2. 14:06

콩, 고구마, 토마토, 그리고 다시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이곳 분들은 고구마를 꽂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감자도 놓는다고 하구요. 보통 우리는 나무고 작물이고 전부 심는다고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종류에 따라 표현이 다른 게 재미있습니다.

사실 감자나 고구마를 심어 본 사람이라면 '감자를 놓는다' 그리고 '고구마를 꽂는다'라는 표현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와서 이런 것들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 고맙고도 재미있습니다.

 

산은 벌써 신록의 색깔을 입기 시작했지만, 밭에는 이제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두 주일 전에 심었던 옥수수는 5 cm 정도 키가 자랐고, 감자싹도 덮여있던 흙을 밀어내고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얼마나 잘 자라는지 아침에 볼 때와 저녁에 볼 때가 다릅니다. 지금의 나에게는 몇 달 뒤의 수확보다도 이렇게 생명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합니다.

 

벌써 여름이 된 것 같습니다. 한낮에 밖에 나가 일을 하니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J수녀님이 주셔서 심어 놓은 옥잠화의 초록색 잎이 햇빛에 눈이 부십니다.

 


 

지난 달에 심었던 이팝나무가 늦게서야 새잎을 내었습니다. 아직도 잎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대추나무와 배롱나무 뿐입니다.

 


 

척박한 땅을 뚫고 나온 옥수수 새싹입니다. 쌍둥이 처럼 똑 같이 생긴둘이서 태양을 향해 팔을 벌리고 환호하는듯 합니다.

 


 

감자싹이 흙덩이를 밀어내며 나오고 있습니다. 저 연약해 보이는 생명의 어디에서 이런 힘이 솟아나는지 아무리 바라보아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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