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산(泰山)을 올라가다 보면 오대부송을 만난다. 계단길 옆에 소나무 두 그루가 있고 안내문이 있다. 한문과 영어로 된 안내문 내용은 대략 이렇다.
'기원전 219년에 진시황이 태산을 오르던 중에 갑자기 비를 만났고,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했다. 황제는 고마움의 표시로 이 나무에 오대부(五大夫)라는 벼슬을 내렸다. 지금 보는 나무는 청대인 1730년 경에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 정이품송과 비슷한 일화를 가졌다. 큰 나라 작은 나라를 불문하고 옛날 제왕들은 벼슬 내리기를 즐겨했는가 보다. 한 번 이런 명칭이 붙으면 사람들이 극진히 보살필 것이다. 비 오는 때에 하필 진시황이 이 나무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는 우연이 나무의 운명을 바꾸었다. 우리들 인생사처럼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