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흰무릇

샌. 2013. 8. 28. 08:43

 

 

분홍색 무릇 사이에서 가끔 흰무릇을 볼 수 있다. 무릇이 청초한 새색시 같은 이미지라면, 흰무릇은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 같다. 가녀린 모습에 밴 슬픔이 안스럽다. 같은 꽃이라도 색깔에 따라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그때 여름 밤골에는 무릇이 무더기로 피었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맑은 햇살에 역광으로 반짝이던 무릇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슬처럼 모든 게 사라져갔다.

 

 

꼭꼭 숨어

보이지도 않는

가녀린 두 잎에서

쏘옥쏘옥 살포시

어쩜 그리도 긴 긴 꽃대가

 

팔월 풀밭

구월 하늘

더미더미 무더기

송이송이 조르르

어쩜 그리고 고운 분홍꽃이

 

- 무릇 / 김종태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손이풀  (0) 2013.09.03
돌콩  (0) 2013.08.31
남한산성 참나리  (0) 2013.07.31
졸방제비꽃(2)  (0) 2013.07.29
풍란  (0) 201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