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인포그래픽 세계사

샌. 2014. 8. 26. 07:30

흥미로운 책이다. 138억 년 전의 빅뱅부터 현재까지 우주와 인간 역사에서 중요한 내용을 100개의 인포그래픽으로 아름답게 담아냈다.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치가 돋보인다. <인포그래픽 세계사>는 지금과 같은 영상의 시대에 알맞은 책이다.

 

인포그래픽(Inforgraphic)은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그래픽(Graphic)이 결합한 말이다. 그림과 도표를 이용해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알기 쉽게 보여준다. 그림만으로도 솔찮게 재미있다. 인포그래픽에는 디자인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는데 기발한 착상이 무척 신선하다. 인포그래픽의 장점은 사실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세계사는 인류 등장 이전, 문명 등장 이전, 1900년 이전, 현대 세계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부분마다 흥미를 끌 만한 주제가 등장하고 화려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상의 변화와 실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은 오늘날의 세계다.

 

단점이라면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 못하고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픽 위주로 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설명이 더 보완된다면 좋을 것 같다. 우주나 세계를 다루기에는 너무 내용이 방대하므로 범위를 좁히는 게 낫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포그래픽 한국사' 같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인포그래픽에 매료되었다. 과학 서적도 이렇게 인포그래픽 기법으로 만들면 딱딱한 과학이 훨씬 이해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처럼 통계 자료가 많지 않아 애로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우주과학 분야는 인포그래픽으로 적당한 대상이다.

 

책에서 한국이 1등을 하는 분야가 있다.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격차가 39%로 발군의 세계 1위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이 1달러를 챙겨갈 때 한국 여성들은 61센트밖에 못 받는다. 격차가 가장 작은 나라는 헝가리로 단 4%만 차이가 난다. 그 외에 바람직하지 못한 분야에 가끔 한국 이름이 보인다. 경제 규모는 자랑할 만해도 질적인 면에서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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