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
만사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될성부른가)
노래든 사귐이든,
무슨 작은 발성(發聲)이라도
때가 올 때까지,
(게으름 아닌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 익어 떨어질 때까지 / 정현종
늘그막이 되어 좋은 점은 느긋이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되면 좋고, 안 되어도 그만이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과실나무가 있는 것은 꼭 익은 과실을 얻기 위함은 아니다. 잎도 좋고, 꽃도 좋고, 새파랗게 달리는 열매도 좋다. 그리고 달콤한 맛도 보게 될 것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언젠가는 온다. 그것이 제대로 익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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