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목록에 털제비꽃 하나를 추가한다. 뒷산을 산책하다 만난 녀석이다. '털'자가 들어가는 제비꽃만도 털제비꽃, 잔털제비꽃, 구름털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등 여러 개가 있다. 이걸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도 죽기 전까지 나의 제비꽃 목록을 풍부하게 하고 싶다.
어느 시인은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간다'고 노래했다. 세상 사는데 제비꽃을 모른다고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은 제비꽃에 관심을 가지게 될 때 봄은 훨씬 더 풍요롭게 다가오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는 것이 전과 같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