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을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하나도 섬길 수 없으면서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나!" "죽음은 어떤가요?" "삶도 모르면서 죽음을 어떻게 안담!"
季路問 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 先進 7
공자는 관념적인 철학자가 아니다. 땅에 기반을 둔 현실적인 실천가다. 나를 완성해나가며 어떻게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드느냐가 공자의 과제였다. 귀신이나 죽음 같은 미지의 질문은 관심 밖이었다. 귀신을 섬기려면 사람을 잘 섬기면 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사람도 못 섬기면서 귀신을 언급하는 게 공자의 눈에는 가당찮아 보였을지 모른다. 이는 이웃 사랑이 하느님 사랑이라는 예수님 말씀과도 일치한다. 또한, 죽음과 삶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죽음이 어떤가를 묻기 전에 지금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사는 게 먼저다. 냉철한 현실주의자인 공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