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만추

샌. 2011. 3. 3. 14:39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끼리 알아보는가, 사랑의 상처에 마음을 닫은 애나는 시애틀로 가는 버스 안에서 훈을 만난다. 훈은 돈을 받고 여자 파트너가 되어 주는 남자다. 애나는 남편을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녀는 어머니 장례식에 가기 위해 3일간의 휴가를 얻었다. 애나 역은 탕웨이, 훈 역은 현빈이다.

 

영화 배경은 안개 낀 시애틀이다. 영화는 잔잔하고 애잔하게 흐른다. 둘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랑에 빠진다. 훈은 처음에 호기심으로 접근했지만 애나의 표정에 끌리고, 무뚝뚝한 애나는 훈에게 마음을 연다. 사람이 사람과 가까우지는 건 많이 알아서가 아니다. 장례식장에서 애나는 가족과도 무덤덤하다. 가족들은 유산으로 서로 싸운다. 애나의 오빠 친구와 훈 사이에 다툼이 생겼을 때 그가 말한다. "니가 애나에 대해 뭘 알아?" 그러나 마음을 여는 건 많이 안다고 그냥 옆에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단조로운 내용을 이 정도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여기에는 탕웨이의 우수 어린 표정도 한 몫 했다. '색, 계'에서 봤던 화려하고 요염한 모습과는 또 달랐다. 동양적 매력이 넘치는 배우다.드라마에서 흔히 보는화려한 사랑 너머에 이런 외롭고 쓸쓸한 사랑이 있다는 게 왠지 고맙게 느껴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랑이 귀해진 시대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만추'는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인간의 외로움과 그리움에 대한 영화로 나에게는 보였다. 감독은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라고 했다. 늦가을의 쓸쓸함 같은, 이런 분위기의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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