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겨울 나무 / 이원수

샌. 2019. 1. 25. 10:36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오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지내 봐도 늘 한 자리

넓은 세상 얘기는 바람께 듣고

꽃 피는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 겨울 나무 / 이원수

 

 

겨울에는 산에 거의 가지 않지만, 가볍게 오르는 뒷산 길에서 가끔 이 동요를 읊조린다. 산꼭대기 가까운 비탈에 이 노래와 비슷한 이미지의 겨울 나무가 있다. 지금도 초등학생이 이 노래를 배우는지 모르지만 우리 때는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노래 분위기는 생기발랄한 아이들보다 차라리 지금의 나한테 더 맞는 것 같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이 구절만으로도 쉽게 감정 이입이 되며 나무를 쓰다듬게 다.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훈(月暈) / 박용래  (0) 2019.02.09
됐심더 / 곽효환  (0) 2019.02.01
광양 여자 / 이대흠  (0) 2019.01.19
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곽효환  (0) 2019.01.12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0)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