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화엄사 흑매와 야매

샌. 2019. 3. 24. 10:17

홍매화 종류지만 너무 붉은색이 진하니 흑매(黑梅)라고 부른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 있는 매화나무다. 수령은 3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봄이 되면 이 매화의 색깔 때문에 화엄사 스님들 마음에 파문이 일 것 같다. 그러다가 파문 당하는 일은 없겠지, 설마.

 

나무의 맵시 또한 고혹스럽다. 화려하면서도 곱게 성장(盛裝)한 여인네의 단심(丹心)이 이러하리라. 이번 탐매 여행에서 유일하게 꽃 때를 맞춘 매화나무다. 그런데 매화나무 옆 건물을 보수공사하느라 사진을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내년에 다시 한 번 들러야겠다. 흑매의 개화 시기는 3월 20일 경이다.

 

 

 

 

 

 

 

 

 

화엄사 뒤편에 길상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길상암 앞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나무가 있다. 야매(野梅), 들매화 불린다. 동물이 먹고 버린 씨앗이 싹이 터 자란 야생 그대로의 나무다. 개량종 매화가 따라오지 못하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수령은 450년 가량 되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화엄사에서 벗어나 조용한 길상암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절로 한적하고 편안해진다. 더구나 앞에는 야매가 있다. 흑매와 야매는 우리 삶의 두 단면을 상징해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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