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의 제자가 자장에게 사귀는 법에 대하여 물은즉, 자장이 말했다. "자하님은 무어라 하던가?" 대답하기를 "자하님은 '좋은 이와는 사귀되 좋잖은 이와는 멀리하라' 하십니다." 자장이 말했다. "내가 듣고 배운 것과는 다르다. '참된 인간은 잘난 이를 존경하면서 많은 이를 받아들이고, 착한 이를 좋게 여기되 무능한 사람은 불쌍히 여긴다'고 하는데, 내가 잘났다고 하면 누군들 용납 못할 바 없고, 내가 못났다면 남이 나를 멀리 할 것이니 어떻게 남을 멀리 할 수 있을까!"
子夏之門人問 交於子張 子張曰 子夏云何 對曰 子夏曰 可者與之 其不可者拒之 子張曰 異乎吾所聞 君子尊賢而容衆 嘉善而矜不能 我之大賢與 於人 何所不容 我之不賢與 人將拒我 如之何其拒人也
- 子張 3
아마 공자 사후의 일일 것이다. 제자들 사이에 스승의 가르침을 해석하는 견해 차이가 드러나는 게 보인다. 벗을 사귀는 법에 대해서 자하와 자장의 입장이 다르다. 그러나 너무 지엽적인 문제까지 규정하려고 하면 죽은 이론이 되기 쉽다. 이런 논쟁이 벌어진다는 자체가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벗을 사귀는 데 무슨 기준이 필요할까. 근기가 안 되는 사람은 가려서 사귀어야 하고, 군자의 단계에 이르면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두루 포용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인간의 일에 잣대를 제시하면 도리어 올가미가 된다. 시중(時中)의 큰 원칙만 지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