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임골 앞산을 산책하다가 뜻하지 않게 넓은 산괴불주머니 군락지를 만났다. 갑자기 나타난 비밀의 화원에 감탄하느라더 올라가는 것도 포기했다. 계곡을 따라 깊숙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도 이 꽃밭을 모르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 누가 인공적으로 가꾸었을 리는 없어 보이고, 아마 자연적으로 형성된 꽃밭일 것이다.
봄이면 개나리 다음으로 우리 산하를 노랗게 물들이는 게 괴불주머니다. 하천가나 산자락, 그리고 이렇게 깊은 산 속에까지 군락을 이루며 예쁜 봄 풍경을 만든다. 그중에서도 이 군락지가 내가 본 것 중 제일 넓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