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금강경[16]

샌. 2020. 3. 28. 11:53

"또한 수보리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 가르침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는 일로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당한다면 이 사람은 지난 생에 지은 어두운 업 때문에 오는 세상에서 힘겨운 삶에 떨어져야 할 것이나, 이 일로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게 된 까닭에 지난 세상에 지은 업이 남김없이 사라져 위 없이 바른 깨달음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수보리여, 이승지겁 저 헤아릴 수 없이 멀고 먼 옛날, 연등부처님을 만나 뵙기 전에도 여래는 팔백사천만억 하많은 부처님들께 공양 올리고 받들어 섬기기를 지나친 일이 없었습니다. 수보리여, 먼 뒷날 바른 가르침이 사그라지려 할 때 이 가르침을 거뜬히 받아 지녀 즐겨 읽고 절로 외우는 님의 공덕은 여래가 저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린 공덕으로는 백에 하나, 천만억에 하나에도 미칠 수 없고, 나아가 어떤 셈으로도 미칠 수가 없겠습니다. 그 공덕은 어떤 말로도 어떤 셈으로도 다할 수 없겠으니, 만일 그 공덕을 갖춰서 말한다면 이 말을 들은 사람은 마음이 흩어지고 어지러워져 끝내 의심하여 믿지 않을 것입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가르침의 깊은 뜻은 생각으로 생각할 수 없고, 이 가르침의 큰 열매 또한 헤아림으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 금강경 16(업장을 맑히는 힘, 能淨業障分)

 

 

종교는 무엇이며, 종교 행위란 어떤 것일까? 구원과 해탈에 대한 믿음이 개인과 집단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오히려 더 배타적이며 이기적이 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까? 역사에서 일어난 문명의 충돌과 적개심의 배경에는 늘 종교가 도사리고 있었다. 현대라고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인류는 영적인 면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아 종교는 화합과 치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갈등과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지를 물어보게 된다.

 

생각 없이 생각하고, 헤아림 없이 헤아리기!

그리고 '나 없는 나'!

 

<신심명(信心銘)>의 첫 구절을 떠올린다.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버릴 것은 오직 간택심 뿐

밉다 곱다 마음 없으면, 툭 트여 명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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