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금강경[24]

샌. 2020. 7. 1. 14:16

"수보리여, 여기 십억이나 되는 우주, 그 가없는 우주에 흩어져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미산들이 있고, 누군가 이 수미산들만큼 많은 일곱 가지 보배를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린다고 한다면, 그리고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가르침 가운데 네 구절의 게송만이라도 삶으로 받아 지녀 즐겨 읽고 절로 외우고 이웃들과 함께 나눈다면 앞의 공덕은 이 공덕에 백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만억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나아가 어떤 셈이나 말로도 미칠 수가 없겠습니다."

 

- 금강경 24(견줄 수 없는 복과 지혜, 福智無比分)

 

 

'성불(成佛)하십시오'는 불자들의 인사로 알고 있다. 부처와 같은 깨달음을 얻으라는 축원일 것이다. 예수를 닮는다는 '예닮'도 같은 의미라고 본다. 인류의 큰 스승님을 가슴에 품고 산다는 자체가 이미 견줄 수 없는 복을 받은 것이리라.

 

<금강경>을 읽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과제와 연결되어 있다.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간답게 잘 살고 싶은 희구를 안고 있다. 종교는 그런 인간의 본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핵심은 성현의 가르침이다. 전통이나 의식은 오히려 본질을 가리는 벽이 될 수 있다. 이번 분(分)에서 재차 강조하는 내용이다.

 

부처님의 큰 깨달음에 누구나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남선녀는 여전히 일상의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간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듯 보이다가도 둘러보면 여전한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는 제 깜냥만큼 애쓰면서 비틀거리며 걸어갈 뿐이다. 성현의 말씀이 먼 데 불빛으로 깜박이는 어두운 밤길, 그것이 우리 인생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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