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우중 산책

샌. 2020. 8. 11. 12:02

 

장마가 길다. 8월 중순에 들어섰는데도 장마전선은 물러갈 줄 모른다. 전국적으로 비 피해도 만만찮다. 장마에 관한 기록이 2020년에 여러 개가 갱신될 것 같다.

 

마을 산책하러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목현천에는 물안개가 뿌옇게 올라온다. 너무 비를 맞아선지 매미 소리도 힘이 없다. 한창 짝을 찾아 짝짓기할 땐데 매미는 평생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

 

길에서 그저께 봤던 노부부를 다시 만났다. 걸음이 빠른 할머니는 멀찌감치 앞서가다가 개울을 바라보며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오늘은 캐리어 없이 할머니만 배낭을 메고 있다. 산책 나온 복장이 아니라서 이 노부부의 가는 길이 여전히 궁금한다.

 

 

비 탓인지 목현천 백일홍 꽃길에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장마 기간에 태풍 '장미'가 올라왔다. 다행히 소형 태풍이라서 남해안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별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태풍의 비구름과 장마전선이 합쳐져 중부 지방에는 강력한 전선이 만들어졌다.

 

기상청은 16일까지 비가 온다고 예보한다. 이 정도면 올해 장마는 정말 역대급이다. 기상 이변이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 인간은 이상 기후로 더 많이 시달림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인간 스스로가 저지른 자업자득이니 말이다. 코로나도 같은 의미로 해석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식과 손주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두렵기만 하다. 개과천선할 호모 사피엔스도 아니고, 미래는 요즘 날씨보다 더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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