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가을 여행(3) - 두륜산

샌. 2021. 11. 11. 11:58

사흘째 날, 일행은 관매도 섬 트레킹을 하지만 나는 두륜산에 오르기로 한다. 등산 후에는 바로 귀가할 예정이다.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는 친구도 있다.

 

아침에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다. 친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백 호 가까이 되는 큰 동네였다는데, 지금은 40호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중부 지방은 빈 밭으로 변했는데, 여기 배추는 아직 싱싱하다.

 

 

해남으로 가는 길에 진도타워 전망대에 잠깐 들린다. 울돌목을 지나는 명량해상케이블카는 올 9월에 개통했다. 

 

 

주차장에서 대흥사로 들어가는 진입로에서 단풍을 만끽한다. 

 

 

대흥사와 두륜산은 30년 전 쯤에 직장 동료들과 찾은 적이 있다. 전날 여관에서 밤새 술 마시고 화투 치며 노느라 두륜산을 오르다가 포기했다. 이번에는 어떻게라도 올라보고 싶었다.

 

두륜산(頭輪山)은 고계봉(638m), 노승봉(688m), 가련봉(703m), 두륜봉(630m), 도솔봉(671m)의 다섯 봉이 있다. 나는 높이는 확인하지 않고 이름만 보고 두륜봉을 목표로 삼았다. 두륜산의 두륜봉이니 당연히 제일 높은 봉우리일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이다.

 

북대암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 오심재 방향으로 향해야 최고봉인 가련봉으로 갈 수 있다. 

 

 

만일암 터에는 오래 된 느티나무가 있다. 

 

 

만일재에 올라서니 바다 쪽에서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온다. 몸을 가누고 있기가 힘들다. 

 

 

만일재에서 두륜봉으로 오르는 길은 꽤 경사가 급하다. 멋진 바위도 자주 나타난다. 두륜산이 느낌상으로는 푸근한 흙산으로 여겨졌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온통 바위 투성이다. 

 

 

아치형의 구름다리 아래를 지난다.

 

 

두륜봉 너머로 투구 같이 생긴 가련봉이 보인다. 

 

 

두륜봉 꼭대기 바위 틈 사이에 피어 있는 쑥부쟁이(?).

 

 

진불암으로 내려가는 길 경사는 만만찮게 급하다.

 

 

대흥사의 산내 암자 중 하나인 진불암(眞佛庵).

 

 

진불암에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아랫삼거리로 향하면 일지암과 만난다.

 

일지암(一枝庵)은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가 1824년에 세워서 40여 년간 머문 곳이다. 당나라 한산(寒山)의 시에 나오는 "뱁새는 언제나 한 마음이기 때문에 나무 끝 '한 가지[一枝]'에 살아도 편안하다"에서 따와 일지암이라 불렀다. 일지암은 선다일여(禪茶一如)의 정신으로 다산, 추사 등 당대의 석학, 예인들과 차를 나누며 차문화의 중흥을 꾀한 장소기도 하다. 어제 들렀던 진도 운림산방의 소치 허련도 초의와 추사의 두 스승을 인연으로 남종화의 화풍을 이루었다고 한다.

 

 

일지암 옆에 있는 자우홍련사(紫芋紅蓮社)는 초의선사의 살림채로 연못에 네 개의 돌기둥을 쌓아 만든 누마루 건물이다.

 

 

대흥사에 내려와서 다시 단풍을 만난다.

 

 

최고봉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륜봉을 갔으니 두륜산은 올랐다 할 것이다. 오늘의 코스는 붉은색으로 표시된, 주차장 - 대흥사 - 북미륵암 - 만일암 터 - 만일재 - 두륜봉 - 진불암 - 일지암 - 대흥사 - 주차장이었다. 4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너무 피곤해서 불가피하게 남원에 있는 모텔에서 일박을 했다. 운전이 힘들게 느껴진 건 생소한 경험이었다. 연 사흘의 일정이 나름 힘들었던 것 같다.

 

* 100명산 오르기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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