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고 일어나 커튼을 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예고도 없이 닥친 첫눈이었다. 약 30분 정도 '백설(白雪)이 난분분(亂紛紛)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제법 흩날렸다. 그러나 영상의 기온 탓에 땅에 닿자마자 흔적도 없이 녹았다.
작년 첫눈이 12월 13일이었으니 한 달 이상 빠른 셈이다. 예년의 통계보다도 열흘 정도 이르다고 한다. 아내는 연신 텃밭의 무 걱정을 한다.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햇살이 쨍, 하고 다시 완연한 가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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