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도된 사진 한 장에 깜짝 놀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구두를 신은 채로 앞 좌석에 두 발을 올려놓고 있는 모습이다. 옆에는 선대위 관계자들이 앉아 있다.
다른 사람이 앉는 자리에 구두를 신은 발을 그대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 내 상식으로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납득이 안 된다. 구두를 벗고 발을 올려놓아도 옆 사람이 있다면 민망할 터인데 이 무슨 꼴불견이란 말인가.
윤석열 후보는 평생 피의자를 다루는 검사로 살았고, 최고 직위인 검찰총장까지 오르며 영화와 권위를 누렸다. 그런 특권 의식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인간에 대한 예의나 존중은 찾아볼 수 없으며, 국민을 피의자 대하듯 오만불손하다. 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중도덕이 있다. 태도는 마음에서 나온다는데 저걸 보면 철부지 중학생 수준이 아닌가. 아니면 뒷골목 건달과 닮았다. 대통령 후보라면 보여서는 안 될 자세다.
이 사진은 윤석열 후보를 수행하던 국민의힘 당직자가 찍어서 자랑이라고 SNS에 올려서 알려졌다. 아무 말 못 하고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사람이나 사진을 찍은 사람이나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그들의 의식 수준이 무섭기조차 하다.
한 번은 윤 후보가 상대 당 후보를 향해 "같잖다"는 발언을 해서 공분을 산 적이 있다. "같잖다"는 상대를 인간 취급하지 않겠다고 비하하는 표현이다. 지지율 1위를 달려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자신이 대통령이 된 듯 너무 오만하고 기고만장하다. 며칠 전에 노골적으로 정치 보복을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는 국민 앞에서 행실을 조심하고 겸손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속내를 감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후보가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서 잠시 올려놓은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게 변명이 되는지 모르겠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저 좌석은 국민이 앉는 자리다. 윤 후보는 제발 인간에 대한 예의와 겸손의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청와대에 들어갈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묻지마 정권교체' 명분에 무엇이든 눈 감아줄 너그러운 국민이 다수인 한 우리는 군림하는 대통령을 정중히 모셔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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