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물빛버즘(220816)

샌. 2022. 8. 17. 12:51

 

물빛버즘에게 가장 생명력이 왕성할 때가 여름이다. 초록 잎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은 생명의 환희를 온몸으로 노래하는 몸짓이며 춤이다. 해마다 수족이 잘려 나가는 도시의 가로수와는 다르다. 옆에만 서 있어도 나무의 싱싱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물빛버즘은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쯤 될 것이다. 한창 연부역강(年富力强)한 나이다. 이제 황혼녘에 접어든 나는 부러운 눈길로 너를 바라본다. 인생의 각 시절마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어찌 청춘의 찬란함에 비길 수 있으랴. 약동하는 생명이라는 사실만으로 너는 충분히 아름답다. 물빛공원에 나온 날, 폭우로 산 아래 산책로는 폐쇄되었지만 잠시 너를 만난 것으로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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