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에서 9월 중순 사이에 내리는 비를 '가을장마', 또는 '2차장마'라고 부른다. 올해 날씨는 그런 가을장마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9월 들어서 오늘까지 서울 지방에서 비가 내린 날이 8일이나 되었다. 오늘 낮까지도 비가 부슬거리더니 오후가 되니까 구름이 걷히며 햇빛이 나타났다. 오랜만에 만나는 햇살이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8월 1일부터 오늘, 9월 12일까지 43일 중 비가 온 날이 32일이나 되었다. 기상 관측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또 강수량은 951.7 mm였는데 역대 세 번째였다. 유난히 덥고 비가 많았던 여름이었다.
비가 그친 오후에는 반포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공원을 거쳐 고속터미널까지 걸어갔다. 강남성모병원에갔던 아내를 누에다리에서 만나서 돌아올 때는 함께 걸었다. 효령대군묘가 있는 청권사(淸權祠)를 거쳤는데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했다.오가는데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지난 태풍으로 이곳 산의 나무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곳저곳에서 전기톱 소리가 들렸는데 아직 길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들도 많았다.
'불휘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새 꽃 됴코 여름 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