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용두회에서 남한산성 걷기

샌. 2024. 4. 12. 09:02

 

용두회의 이번 달 월례 걷기는 남한산성이었다. 넷이 남문에서 시작하여 수어장대, 서문, 북문을 거쳐 산성마을까지 걸었다.

 

수어장대 옆에서 자라는 소나무에는 원형 지지대를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 걷기는 노인들의 산책 수준이 되었다. 전 같았으면 응당 씩씩한 성곽 한 바퀴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다. 좀 더 지나면 이마저도 힘겨워서 아랫동네에서만 놀려고 하겠지.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애잔하다. 바꿔 말하면 오늘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알겠다. 

 

 

어제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다. 범야권이 190석에 이르는 대승을 했다. 국민이 윤석열 정권에게 매운 회초리를 든 셈이다. 내심 생각은 많겠지만 우리 사이에서 선거 결과를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성곽길을 따라 두 시간 정도 걸은 뒤 산성마을에서 순두부로 점심을 하고 헤어졌다. 아랫동네에서 져가는 벚꽃이 여기서는 환했다. 그 눈부신 시절을 아련하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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