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2

서운한 감정에 관하여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고 한다. 천진난만해진다고 좋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좁은 세계에 갇혀 잘 삐진다는 걸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삐진다는 건 서운한 감정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내 경우에도 전보다는 서운한 감정에 자주 휘말린다. 별 것 아닌 일인데 서운하게 느껴지고 새초롬해진다. 가만히 살펴보면 서운한 감정의 근저에는 상대에 대한 과한 기대가 있다. 상대의 탓이기보다 내 기대심이 자초한 것이다. 상대는 내 서운한 감정을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이 십중팔구다. 괜히 혼자서 안달하는 경우가 서운한 감정이다. 며칠 전에 영화를 보다가 모녀의 대화가 귀에 쏙 들어왔다. 어머니가 간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딸은 돈이 없어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상태다. 딸이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아무것도 못 해 줘서 미안..

참살이의꿈 2022.07.02

강신주의 감정수업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다. 특히 다양한 감정 변화는 다른 동물과 비교할 수 없다. 다른 동물은 식욕과 번식욕에 따른 몇 가지 감정이 전부다. 그러나 인간은 관계와 욕망에 따른 무수한 감정의 회오리 속에서 산다. 인간의 이성의 동물이면서 감정의 동물이다. 그동안 감정은 이성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부정되기까지 했다. 마치 몸이 멸시를 받은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감정을 억압하면 행복한 생활은 불가능하다. 샘솟는 감정을 통해 우리는 살아있다는 기쁨을 맛본다. 환희나 영광만 아니라 슬픔, 비애, 절망 등의 감정도 우리에겐 소중하다. 은 철학자 강신주 선생이 인간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하고 설명을 붙인 책이다. '감정의 철인'이라는 스피노자의 정의를 기본으로 깔고, 그 감정이 드러난 문학 작품을 소개한..

읽고본느낌 2019.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