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36

장갑과 귀마개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가 일주일여 계속되고 있다. 겨울의 삼한사온도 이젠 사라진 것 같다. 삼한사온만이 아니라 기상에 관한 옛 속담들도 이젠 잘 들어맞지 않는다. 날씨도 시대를 닮아가는지 기상 변화도 극단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서해안 지역은 몇십 년만의 폭설과 추위로 피해가 엄청나다고 한다. 이 장갑과 귀마개는 지금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내 방한 도구이다. 장갑은 지하철 행상에게서 천원에 산 것이고, 귀마개는 노점상으로부터 이천원에 산 것이다. 둘 다 값에 비해서는 품질도 괜찮고 보온 효과도 좋다. 특히 귀마개는 오랜만에 써 본다. 옛날 귀마개에 비해 디자인도 새로워졌고 사용하기에도 아주 간편해졌다. 초, 중학교 시절 겨울이면 소백산에서 불어내려오는 차가운 북풍이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세차게 ..

사진속일상 2005.12.14

북한강의 아침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는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너무 따스해서 걱정을 했건만, 연일 쉬지도 않고 이어지는 추위가 요놈들나 죽지 않았다는고함 소리처럼 매섭게 들린다. 아침에는 북한강변을 지나갔다. 수면 위로 수증기가 안개처럼 피어 오르고, 강변에 있는 나무에는수증기가 얼어붙어 하얀 얼음꽃을 만들었다. 자꾸만 옆으로 눈길이 가게 되는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자연은 아름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남쪽 아시아 지방에서는 해일로 인해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이 자연의 모습이다. 인간만을 위해 자연이 존재하지는않을 것이다. 또한 자연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헛된 욕망임도 알게 된다. 어디에선가 본 글이 생각난다. '인간은 자연에 굉장히..

사진속일상 2004.12.30

冬來不似冬

집 근처에 있는 둑길에 제비꽃이 피었다. 겨울에 개나리가 피는 것은 가끔씩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제비꽃이 피어난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서울 지방이 이런데 남쪽은 어떨까?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해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올 겨울은 지나칠 정도로 특이하다. 12월 중순이 지나도록 영하로 내려간 날이 이틀에 불과했다. 그것도 고작 영하 1, 2도에 지나기 않았다. 제대로 된 첫 눈 소식도 없이, 밤에도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며칠 전 인천에서는 17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기상 관측 이래 겨울 기온으로는 최고라고 한다. 봄에 피어야 할 꽃이 한겨울에 눈앞에 나타났다. 따스한 겨울을 다행으로 생각하기에는 지구가 말하는 징후가 심상치 않다. 제비꽃 외에 민들레, 개망초, 개나리도 보인다. ..

사진속일상 2004.12.17

따스한 겨울

겨울이 왔건만 봄날처럼 따스하다. 뜰에 있는 목련나무가 보드라운 솜털을 내며 꽃망울을 내밀려고 한다. 12월 초순이 되도록 아직 서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것도 전에 없던 현상이라고 한다. 올 겨울은 큰 추위가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겨울의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날씨가 따스하면 겨울나기에는 좋겠지만 지구 기온 상승이 가져다 줄 재앙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얼마 전 보도에는 북극의 빙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사진이 실렸다. 그리고 중동과 중남미 지방에서는 메뚜기와 나비가 이상 번식을 해서 떼로 몰려다니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 바다 속에도 열대성 어류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호주 해안가에서는 고래들이 땅 위로 올라와 때죽음을 했는데 이것도 인간의 해저 ..

사진속일상 2004.12.03

겨울 준비

오늘이 소설(小雪)이다. 어느새 벌써 겨울에 들어섰다. 곧 첫눈 소식도 찾아올 것이다. 가을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간다. 힘들었을 때는 일년이 휙 지나가 버렸으면 하고 바랐지만 이제 한 해의 끝자락이 바로 코 앞에 다가오니 아쉬운 맘이 크다. 예전에 겨울 준비로는 김장과 연탄이었다. 70년대에 서울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 때 몇 식구가 되지 않았는데도 김장을 한 접씩 담근 기억이 난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당시에는 김치를 엄청나게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이맘때가 되면 집집마다 서로 어울려 김장을 하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여러 집이 어울려 김장을 할 때는 마당이 좁아서 골목길이 작업장이 되곤 했다. 그때의 시끌벅적하던 겨울 준비가 그립기도 하다. 그리고 부엌 한 켠에다 연탄을 가..

참살이의꿈 2004.11.22

동면(冬眠)

한겨울이 되니 자꾸 졸음이 찾아온다. 동면(冬眠)에 들어가야 할 때인가 보다. 일상의 기록이라는 의미에서 그간 블로그 신세를 많이 졌다. 덕분에 내 본 일기장은 부피가 얇아져 버렸지만..... 또 몇기억에 남는 분과 만난 것도 고마운 일이다. 그래도 눈을 뜨는 틈틈에는 이곳에 들릴 예정이다. 모든 분들, 새해 복(福) 많이 지으시고, 뜻하신 일들 잘 이루어지시길 기도드립니다.

사진속일상 200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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