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 7

논어[338]

주공이 노공더러 이르기를 "참된 인물은 자기 친족을 버리지 않고, 대신들로 하여금 씌어주지 않는다는 원망을 안 하도록 하며, 오래 된 분들은 큰 실수가 없는 한 버려서는 안 되며, 한 사람이 무엇이나 다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周公謂魯公 曰 君子不施其親 不使大臣怨乎不以 故舊 無大故 則不棄也 無求備於一人 - 微子 7 공자가 제일 존경하는 주공(周公)의 말이니 공자의 말과 다름 없을 것이다. 노공(魯公)은 주공의 아들로 노나라를 다스린 인물이다. 주공이 노나라로 떠나는 자기 아들에게 준 당부로 봐도 될 듯 싶다. 전체적인 내용은 권력자의 겸손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공자가 존경하게 된 주공의 인품이기도 하다.

삶의나침반 2019.05.07

논어[337]

버림받은 사람은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이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기 뜻을 버리지 않고 몸을 더럽히지 않는 사람은 백이, 숙제일거야!" 유하혜와 소련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자기 뜻을 버리고 몸을 더렵혔지만 말씨는 결(理)에 맞고 행동은 생각대로 맞아갔다는 그 점일 거야!" 우중와 이일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숨어 살면서 함부로 지껄이되 처신이 깨끗하고, 그만두는 태도도 좋았지만 나는 그런 것과는 좀 다르다. 내게는 좋은 것도 없거니와 좋지 않은 것도 없다." 逸民 伯夷 叔齊 虞仲 夷逸 朱張 柳下惠 少連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 叔齊與 謂柳下惠 少連 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謂虞仲 夷逸 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 無不可 - 微子 6 여기 나오는 일곱..

삶의나침반 2019.04.29

논어[336]

자로가 따라오다가 뒤쳐졌다. 지팡이로 대바구니를 짊어진 어느 노인을 만났다. 자로가 묻기를 "여보시오! 우리 선생님을 만나셨습니까?" 그 노인은 말하기를 "손톱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곡식조차 구별 못하는 사람을 누가 선생님이라 하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김을 맨다. 子路 從而後 遇丈人 以杖荷조 子路問 曰 子見夫子乎 丈人 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 微子 5 공자 일행에서 뒤처진 자로가 또 다른 은둔자를 만난다. 공자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자로에게 노인은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손톱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곡식조차 구별 못하는 작자는 선생이 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이것도 당시 유학파에 대한 비판의 하나였을 것이다. 육체적인 일을 천시하는 풍조가 유학에는 애초부터 배태되어 있는지 모른다. ..

삶의나침반 2019.04.20

논어[335]

초나라 거짓 미치광이 접여가 노래부르며 선생님 곁을 지나가며 말하기를 "봉황새야! 봉황새야! 왜 그처럼 인품이 시들었노! 지난 일은 따질 것이 없고, 시방도 따르면 되지. 그만두구려! 요새 정치란 위태위태하구려!" 선생님이 수레에서 내려와 마주 이야기하여 보려고 한즉, 총총걸음으로 달아나 버리니, 마주 이야기해 볼 수가 없었다. 楚狂接與 歌而過孔子 曰 鳳兮 鳳兮 何德之衰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已而 已而 今之從政者殆而 孔子 下欲與之言 趨而避之 不得與之言 - 微子 4 미치광이 접여는 세상을 발로 걷어차버린 은둔자다. 도가(道家) 사상과 가까운 인물이니 당연히 유가(儒家)와는 각을 세운다. 에도 접여 이야기가 나오는데 공자를 비판하고 심지어는 조롱까지 한다. 에 등장하는 접여는 매우 순화되어 있다. 공자가 접..

삶의나침반 2019.04.11

논어[334]

제나라 경공이 선생님의 대우에 대하여 말하기를 "계씨처럼 할 수 없고, 계씨와 맹씨의 중간으로 하지." 또 말하기를 "나도 늙었어. 쓰기가 힘들 거야." 선생님은 떠나 버렸다. 齊景公 待孔子 曰 若季氏 則吾不能 以季孟之間待之 曰 吾老矣 不能用也 孔子 行 - 微子 3 공자가 제나라에 가 있었던 때가 BC 517년, 공자 나이 35세였다. 아마 그때 일이 아닌가 싶다. 공자를 어느 수준으로 대우할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경공이 공자를 얻은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당시 제나라의 실력자인 재상 안영이 공자의 등용을 반대했다. '공자세가'에 나오는 안영이 경공에게 간언한 말의 일부다. "유자(儒者)는 입만 번지레할 뿐 본받을 만한 것이 없고, 속으로 거만하면서 겉으로 공손한 척하니 수하에서 부..

삶의나침반 2019.03.31

논어[333]

유하혜는 재판관이 되었다가 세 번 쫓겨났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선생은 아직도 떠나실 판국이 아닌가요?" "도리를 꼿꼿이 세우면서 사람을 섬기면 어디를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을까! 도리를 굽혀가면서 사람을 섬기면 하필 고국을 떠날 것까지야 있나!" 柳下惠 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 微子 2 유하혜는 공자보다 150년 정도 앞선 시대를 산 노나라 사람이다. '위영공'편에도 현인으로 나온다. 공자와 제자들이 존경한 사람인 듯하다. 재판관이 되어서 세 번이나 쫓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올곧은 처신 때문일 것이다. 그런 대우를 받을 바에야 왜 다른 나라로 떠나지 않는지 사람들이 물었다. '도리를 꼿꼿이 세우면서[直道]' 살면 어디 간들 쫓겨나지 않겠느냐고..

삶의나침반 2019.03.23

논어[332]

미자는 홀연히 떠나고, 기자는 종이 되고, 비간은 간하다가 죽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은나라에는 사람 구실한 이가 세 분 계셨느리라." 微子 去之 箕子 爲之奴 比干 諫而死 孔子曰 殷有三仁焉 - 微子 1 은나라 주(紂)왕의 폭정에 항거한 셋을 공자는 인자(仁者)라고 말한다. 공자의 인(仁)에는 의(義)의 개념이 들어 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신이 인이다. 불의한 왕조라면 타도할 수도 있다는 혁명 사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공자의 인(仁)은 '어질다'보다 '사람 됨'으로 이해하는 게 맞겠다.

삶의나침반 2019.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