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나그네 / 박목월 이 시가 써진 1940년대 초는 일제의 수탈이 극성을 부릴 시기였다. 감옥에 갇힌 애국지사들도 많았고, 피를 토하듯 나라의 광복을 염원하는 시를 지은 시인들도 있었다. 이육사의 '광야'도 이 시기에 나왔다. 박목월의 '나그네'는 암울한 현실을 외면하고 너무 낭만주의에 경도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밀밭 길' '술 익은 마을' 등 풍요를 상징하는 어구는 당시 민중의 삶을 배반한 느낌마저 든다. 이 시는 학창 시절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한때 나의 애송시였지만 시대 상황과 연관시켜 보게 된 것은 한참 뒤였다. 박목월은 197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