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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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1

풀나라 / 박태일

그 먼 나라를 아시는지 여쭙습니다 젖쟁이 노랑쟁이 나생이 잔다꾸 사람 없고 사람 닮은 풀들만 파도밭을 담장으로 삼고 사는 나라 예순 아들이 여든 어머니 점심상을 차리고 예순 젊은이가 열 살 버릇대로 대소사 상다리 이고 지는 마을 사람만 봐도 개는 굼실 집 안으로 내빼 이름 잊혀진 채 그저 풀로만 불리는 강바랭이 씀바구 광대쟁이 독새기 이장 댁 한산 할배 마을 회관 마룻바닥에 소금 전 양 등줄 꺼지게 누운 마을 토광 옆 마늘 종다리는 무슨 힘으로 아침저녁 울컥벌컥 잘도 돋는데 한때 마흔 이제 스무 집 어른들 집집 다 버리고 마을 회관 두 방 문지방 내외하며 자고 먹는 풀나라 굴 양식 뜰것이 아침마다 허옇게 저승길 종이꽃처럼 피는 바다 그 먼 나라를 아시는지 여쭙습니다 - 풀나라 / 박태일 추석 귀성 행렬이..

시읽는기쁨 20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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