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암 4

어머니와 고추를 심다

고향에 내려갔더니 마침 고추 모종이 도착해 있었다. 맞춘 건 아닌데 묘하게 때가 맞아 어머니 일손을 덜어줄 수 있었다. 특히 고추 지주대를 세우는 작업은 노모가 하기에는 힘에 겨워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터였다. 어머니 농사는 올해 변곡점을 맞았다. 산을 넘어가야 하는 멀리 있는 밭의 들깨 농사를 그만둔 것이다. 어머니는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 하나를 덜어낸 셈이다. 아흔 넘은 노인이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농사를 짓는 게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제 집 가까이 있는 밭만 남았다. 여기에 고추 300포기를 심었다.   모판에서는 파릇파릇한 벼 새싹들이 자라고 있고,  고향집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제비가 찾아왔다. 마을에서 우리집에만 유일하게 제비가 찾아온다. 작년, 재작년에 쓰던 옛 집이 고스란..

사진속일상 2024.05.02

사인암과 청련암, 소나무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잠시 들린 단양 사인암(舍人巖)이다. 우뚝 솟은 50m 높이의 수직암벽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옆으로는 남조천이 흐른다. 단양팔경 중에서도 도담삼봉과 함께 으뜸이다. '사인(舍人)'은 고려 시대 벼슬 명칭인데 이곳 출신인 우탁(禹倬, 1263~1342) 선생이 사인으로 재직할 때 이곳에 자주 들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선생이 쓴 '탄로가(嘆老歌)'가 유명하다. 한 손에 막대 집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사인암 앞 평평한 바위에 암각 바둑판이 있다고 해서 보려고 갔는데 막상 사인암에 가서는 깜빡했다. 나이가 들면 자주 이렇게 된다. 다음에 다시 와야 할 이유 하나 남겨둔 셈이다...

사진속일상 2023.04.14

사인암 소나무

단양 사인암 앞을 흐르는 남조천에 멋지게 생긴 세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 수령은 100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줄기나 가지의 휘어진 품이 옛 풍류를 느끼게 해준다. 아마 사인암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이 나무 밑은 명당 자리였을 것이다. 나무는 개울로 돌출해 있어 개울 가운데서 자라고 있다. 개울이 넓어지면서 점점 개울 쪽으로 들어간 것 같다.홍수가 나면 이 나무들도 위험해 보인다. 세 나무 중 하나는 줄기가 부러져서 볼 품 없게 되었다. 좀더 안전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천년의나무 2011.11.02

사인암

사인암(舍人巖)은 단양8경 중 하나로 직벽의 바위가 병풍처럼 웅장하게 서 있는 절경이다. 추사 김정희도 하늘에서 내려온 한 폭의 그림이라며 칭송했다 한다. 사인암 표면은 마치 여러 개의 조각보를 붙인듯 색깔이나 크기가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사인암이라는 이름은 역동(易東) 우탁(禹倬, 1263-1342)이 지냈던 사인(舍人)이라는 벼슬에서 유래되었다. 선생은 단양이 고향으로 이곳을 사랑하여 자주 찾았다고 한다. 선생이 지은 시조에 탄로가(嘆老歌)가 있는데 그중 한 수가 사인암 앞에도 시비로 새겨져 있다. 한 손에 가시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향에 가까이 있어 사인암은 예전에도 보았던 곳이지만 ..

사진속일상 201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