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마애삼존불 3

서산, 태안 나들이

답답했다. 바깥 바람을 쐬면 나을까 싶었다. 선뜻 선택한 곳이 태안과 서산 지역이었다. 백제의 미소를 만나 보면 웃음기가 돌까. 개심사에서는 꽁꽁 언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그리고 신두리의 쓸쓸한 바다 풍경을 보고 싶었다. 이 셋은 오래 전부터 단골 코스였다. 은퇴한 이후로는 뜸했다. 찾아가야 할 이유가 줄어든 탓이리라. 생활은 안정되었지만 역동적이지는 않다. 한 쪽을 얻으면 한 쪽을 잃는다. 묘하다. 고정된 석상이라도 기분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천진한 미소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맑아야지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개심(開心), 이름 때문에 들러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마음을 연다는 게 무엇일까. 편견과 아집을 버리는 것일까. 창문을 열듯 마음도 열어지는 것일..

사진속일상 2018.05.29

서산 마애불 / 박경임

삼국시대부터 바위 속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부처님 아직도 나오고 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 뒤쪽은 못 나왔는데 그래도 좋은지 웃고 있다 - 서산 마애불 / 박경임 이학도 기질을 못 벗었는지 계산 본능이 살아난다. 서산 부처님이 1,400년 동안 2cm 정도 나오는 정도라면, 인간의 일생이면 1mm 쯤에 해당한다. 인생이 짧다지만 허투루 여길 크기가 아니다. 진력하면 바위를 1mm 밀어낼 수 있는 삶이다. 그만큼이라도 진보하면 생의 의미는 있다. 그런 힘으로 살아야겠다.

시읽는기쁨 2017.05.08

백제의 미소

아름다운 부처님과 만나다. 천진난만한 미소가 따스하게 느껴지는 부처님이시다. '백제의 미소'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서산마애삼존불(瑞山磨崖三尊佛)이다.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의 돌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눈 앞에 바위 절벽이 나타나고아랫부분에 불상 셋이 조각되어 있다. 가운데가 여래입상이고 좌우에 보살입상과 반가사유상이 있는데 세 분의 미소가 정말 걸작이다. 무엇이 좋으셔서 저리 맑고 곱게 웃으실까? 바라보는 중생의 마음도 덩달아 환해지고 평화로워진다. 큰 절의 법당에 모셔진 으리으리한 불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근감이 드는 부처님이시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모든 것은 저 미소 속에 다 들어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자리도 역시 저 미소가 아닐까. 전에는 불상을 보호하기 위해 전각이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사진속일상 200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