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3

남아 있는 나날

일본계 영국인인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소설이다. 작가는 1954년에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영국으로 이주해 학업을 마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그려낸다고 한다. 는 영국 귀족 가문에서 집사로 일하는 스티븐스가 과거에 함께 일했던 켄턴을 찾아가는 6일 동안의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해 살아온 스티븐스로서는 달링턴 홀을 떠나 평생 처음 해 보는 여행이다. 중간중간 과거에 대한 회상이 여정과 교차하며 소설을 구성한다.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가 '품격'이다. 품격과 충성심, 성실, 명예 등을 빼놓고는 스티븐스를 설명할 수 없다. 스티븐스는 귀족을 섬기는 자신의 직..

읽고본느낌 2023.12.16

어떤 관료 / 김남주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장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 어떤 관료 / 김남주..

시읽는기쁨 2011.08.26

정말 해로운 사람들은 아름다워

열심히 산다거나 성실하다는 것이 늘 칭찬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열심은 이웃과 생명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미로 밭을 매던 옛날에는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당연했고 긍정적인 보상이 따랐다. 그러나 전기톱을 든 사람이 무조건 열심히 나무를 벤다면 온 산을 헐벗게 할 뿐이다. 현대에 들어 개인이나 사회적 열정이 위험한 이유다. 우스갯소리로 '멍부'란 말이 있다.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을 빗대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은 주변의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피곤하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게으른 것이 본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훨씬 낫다. 어떤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이 악에 가깝다면 성실하게 사는 것보다는 반항해야 옳은 일이다. 침묵하는 다수는 본인이 믿든 안 ..

길위의단상 200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