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작가가 만화로 그려낸 한 소녀의 성장기다. 이름은 정미숙, 친구들이 "미숙아"라고 놀리며 불러도 제대로 대꾸하지 못하는 마음 여린 아이다. 그럴 만하다. 명색이 시인인 아버지는 무능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어머니가 식당 일로 생계를 꾸리지만 늘 쪼들리는 살림이다. 언니와도 소통이 안 되는 외로운 미숙이다. 가난과 가정폭력은 연약한 여자 아이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다행히 중학생 때 단짝인 된 재이라는 친구가 있어 미숙의 정신세계를 열어준다. 재이는 미숙과 달리 활달하고 직설적인 성격이다. 집과 학교에 갇혔던 미숙은 재이를 따라 작은 일탈을 경험하며 성장해 나간다. 그러나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하고 미숙은 다시 홀로 서야 한다. 아버지와 언니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학교를 그만둔 미숙은 검정고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