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할 때는 쓸쓸한 풍경과 만나러 가자. 슬픔은 슬픔으로 위로받고, 쓸쓸함은 쓸쓸함으로 인하여 위안을 얻는다. 서해의 소래 포구 폐염전 - 한때는 하얀 소금의 산을 이루며 번성을 누리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갈대만 무성한 황폐한 들판이 되었다. 폐염전이야말로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가장 스산하고 쓸쓸한 풍경이다. 어디 그런 것이 소래 포구만이랴? 우리의 인생살이에서도 한 번의 영화가 지나면 쇠락의 쓸쓸함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다만 영광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보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더 이상 소금을 생산하지 않는 바닥에는 풀들이 무성하다. 처음에 염전 바닥은 흙으로 된 토판(土板)이었다. 그 뒤에 항아리 등 옹기 깨진 것으로 바닥을 깔았고, 나중에는 검은 타일을 사용함으로써 소금 채취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