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35

이 일을 어찌 할까

어젯밤이었다. 밤 10시에 잠들었다가는 금방 깼다. 아파트 윗집의 소음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뛰는 소리, 물건 끄는 마찰음이 너무 컸다. 아이들의 찢어지는 듯한 고함과 비명소리도 견디기 힘들었다. 전날 밤에도 조용히 해 달라고 인터폰을 넣었었다. 연속 이틀 간섭하기도 뭣해 참고 참으며 두 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 밤 12시 30이 되어도 마찬가지였다. 자책과 원망이 오가며 이러다간 내가 미칠 것 같았다. 다시 인터폰을 넣고 이럴 순 없다고 항의했다. 죄송하다고, 두 살 된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그러면 우린 어떡하란 말인가. 왜 이웃간에 소음문제로 욕설이 오가고 고소를 하고 살인까지도 가는지 당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온갖 험한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리 아이들이지만 서로 벽을..

길위의단상 2011.04.22

만약에

나는 소리에 너무 민감하다. 소음을 참지 못한다. 신경을 거슬리는 작은 소음일수록 더하다. 다른 것은 대체로 무난한 편인데 유독 소리에만 노이로제가 심하다. 그렇다고 음감이 좋은 것도 아니다. 아예 제로다. 그러면서 주변 소리에는 예민한 게 내가 보아도 과민반응이 지나치다. 이것만 보면 사람들은 날 아주 까칠한 사람으로 안다. 옆 사람의 타닥거리는 컴퓨터 자판 소리, 전화 소리, 잡담들, 사무실에서는 이런 것들 때문에 정신집중이 안 되었다. 사무실에게 받았던 대부분의 스트레스가 나에게는 소리였다. 한번은 옆 동료에게 자판 좀 곱게 두들기라고 말했다가 눈물을 흘리게까지 만들었다. 뭐 저렇게 예민한 사람이 있느냐고 속으로 욕을 많이 했을 것이다. 내가 큰 사무실을 피하고 홀로 사무실 생활을 즐긴 건 이런 이..

길위의단상 2011.04.01

소음 스트레스

성격이 별난 탓인지 나는 유달리 소음이나 번잡함을 견디지 못한다.자신을 방해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누구나의 인지상정이지만 다른 사람은 잘 견뎌내는 것도 나는 참지를 못하니 아무래도 유별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지하철을 탈 때 사람으로 꽉 차있으면 나는 타지를 않는다. 어떤 때는 20분 이상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지각을 하더라도 좀 덜복잡한 다음 차를 기다리는데 동행한 사람은 이런 나의 습성을 이해하지를 못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 몸과 몸이 부딪치며끼여 가는 게 죽기보다 싫다.휴가철에 유명 관광지의 사람들로 북적대는 풍경은 나에게는 지옥에 다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 구경하러 일부러 찾아간다는데 내 뇌 구조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근본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보다 ..

길위의단상 2007.08.17

조용한 곳에 숨고 싶다

조용한 곳이랍시고 만족하며 이사를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지난 달부터 바로 옆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땅파기와 기초공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한여름이어서 창문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으니 방안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낮에는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다. 이놈의 소리 때문에 에어컨이라도 사야지 싶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녁 6시가 되면 모든 작업 소리가 뚝 그치는 것이다. 요사이는 현장의 작업 시간도 철저히 지켜지는 것 같다. 휴가 기간이지만 부득이하게 직장에 나올 일이 생겨서 오전에만 근무를 하게 되었다. 일의 성격이 나로서는 즐겁게할 성질이 아니어서 이 또한 엄청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몸살이 나고 일주일째 골골거릴 정도로 시달리고 ..

사진속일상 2007.08.03

뒷산으로 피하다

집 앞에서 도로의 경계석을 바꾸고 다시 포장을 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중장비의 소음과 먼지로 이 한여름에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의미있게 생각되는 작업이라면 어떤 고통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지만, 도대체 안 했으면 더 나을 것 같기에 스트레스가 더하다. 아직 멀쩡한 시멘트 경계석이고 포장 상태도 깨끗한데 무엇 때문에 화강암으로 교체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면 도시에서 시행되는공사들 중 이런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미관을 위해서 엄청난 낭비를 하는 셈이다. 아니면 이런 사업이라도 벌려야 경기가 활성화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 유지되는 경제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대규모로 에너지 소비를 하면서 살아갈 ..

사진속일상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