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드라마를 보다가 종종 이렇게 말하며 혀를 찬다. “저 싸가지 좀 봐!” 드라마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싸가지가 등장한다. 그래야 이야기에 긴장이 조성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싸가지에 열 받으면서도 드라마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싸가지를 욕함으로써 생기는 심리적 대리 해소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직접 못하는 욕을 드라마 인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다. 아내와 나도 손가락은 다른 델 가리키면서 킥킥거리고 웃은 적이 있다. 싸가지는 ‘싹’과 ‘아지’가 합쳐진 말이다. ‘아지’는 명사와 결합하여 작은 것을 나타내는데 주로 속된 표현으로 쓰인다. ‘속’과 합쳐져 소가지가 되고, ‘목’과 합쳐져 모가지가 되는 게 그런 예다. 싸가지라는 말에도 그런 부정적 의미가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