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56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꽃이 피고 지고, 새들이 울고, 그러면서 봄날은 간다. 꽃이 피고 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새들이 우는 것도 무슨 의미가 있는게 아니다. 인간의 눈을 위해 봄꽃이 화려하게 대지를 덮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귀를 위해 새들이 우는 것도 아니다. 하늘의 구름 모양에서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내 마음의 상상일 뿐, 구름은 그냥 구름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은 의미를 물으며 산다. 아무 대답이 없을지라도 그래도 의미를 묻는 사람은 행복하다. 존재의 이유를, 행위의 의..

시읽는기쁨 2004.04.09

그래도 노래하고 춤추자

꿈이 사라질 수 있을까? 무엇을 잃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손에 잡고 있던 풍선을 놓치고 어린 아이는 운다. 풍선은 푸른 하늘 속으로 훨훨 날아가버렸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빈 손바닥만 남았다. 어린 아이는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 빈 손을 보고 서러워 운다. 빈 손...... 그것은 나에게겨울 찬바람이었고, 점점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이었다. 빛은 사라지고 별도 없는 캄캄한 밤하늘이었다. 절망과 회한과 무기력, 그리고 아무 의미 없음이었다. ................................. 박이문 님의 글 한 편을 읽는다. 살을 씻는 겨울 찬바람이 몰아쳐 와도, 두 볼에 부서지는 그 한파는 시원하다. 길을 덮어 갈 길을 막아도 산새들처럼 떼지어 날아오는 하얀 함박눈은 아무리 차도 우아..

참살이의꿈 2004.03.30

바쁘고 힘들다

바쁘고 힘들다. 하루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일과를 끝내고 나면 지쳐 녹초가 된다. 잠시나마 블로그에 들러 보기도 어렵다. 익숙했던 생활부터의 결별이 이렇게 힘드는구나. 정말 인생에는 공짜가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냈지. 그 편한 날들의 보상을 하라고 이렇게 힘들고 무거운 업무를 맡겨주는가 보다. 어느 분의 말을 신문에서 보았다. `인생의 길엔 과 이 있다. 가기 위한 길엔 목표가 있지만 걷기 위한 길엔 목표가 없다. 나는 한번도 목표를 정하고 살지 않았다. 산보하듯 걷기만 했고, 매 순간 충실했을 뿐이다. 남들이 원하는 영예의 자리는 정말 부산물에 불과하다.` 산보하듯 걸었고, 매 순간 충실했다......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부럽다. 범인들이야 생각은 있어도 그런 마음자리..

길위의단상 2004.03.04

일희일비 않기

`살아보니까 내 인생에 즐거운 날은 몇 날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날들은 그 즐거운 하루를 즐긴데 대한 빚을 갚는 날이었다.` 어느 분의 글에서 본 구절인데 무척 공감이 되었다. 다만 즐거운 날이 몇 날 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살면서 우리가 겪는 사건들을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궂은 일도 넉넉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짧은 인생이지만 우리는 많은 굴곡을 경험한다. 행복과 즐거움은 모든 사람이 원하지만 결코 삶은 뜻대로 되어 주지 않는다.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이 나타나고 평탄한 길이 지나면 가시덤불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어떨 때는 늪을 통과해야 한다. 거기에는 맹수가 살고 있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한다. ..

참살이의꿈 200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