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2

세렴폭포 가는 길

치악산 단풍을 보러 갔는데 때가 좀 늦었다. 단풍이 많이 졌고 남아 있는 것도 색깔이 바랬다. 대략 일주일 전 쯤이 절정기가 아니었나 싶다.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다녀왔다. 실버 코스라고 할 정도로 길이 평탄하고 쉽다. 불타는 듯 화려한 단풍은 없어도 가을산의 향취에 푹 빠졌다. 구룡사를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단풍의 명소. 한낮의 양광을 받아도 색이 살아나지 않는다. 세렴폭포로 올라가는 길. 드문드문 진홍빛 단풍이 보인다. 세렴폭포는 폭포라고 하기에는 초라하다. 지금 시기에 콸콸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내려가는 길. 나무는 자신을 덜어내면서 찬 계절을 견딜 준비를 한다. 바람이 불면 우수수,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나뭇잎의 수런거림으로 숲은 분주하다. 제 할 일을 마치고 난 자..

사진속일상 2019.10.28

단풍 여행 - 소금강과 치악산

여행 셋째 날, 푹 자고 느지막이 일어났다. 잠만 잘 자도 여행의 피로가 가시고 몸이 가벼워진다. 젊었을 때는 아무 데서나 뒹굴며 잘 잤는데 나이가 드니 잠자리가 자꾸 까다로워진다. 베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선과 원주를 지나도록 잡았는데, 도중에 정선 소금강과 원주 치악산을 들리기로 했다. 기암절벽이 이어지는 소금강 구간은 드라이브길로도 최고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로 동대천이 흐른다. 강원도에서는 이런 절벽을 '뼝대'라고 부른다. 치악산에 이른 건 해가 지는 저녁 때였다. 바삐 내려오는 사람들 사이로 구룡소까지 올라갔다. 낮이었다면 더욱 화려하게 반짝이는 단풍이었을 것이다. 무엇이 바빴는지 치악산 단풍 하나 제대로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 치악산 언저리..

사진속일상 201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