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초지진 소나무

샌. 2009. 4. 2. 10:03



강화도에 있는 초지진(草芝鎭)은 바다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조선 효종 7년(1656)에 구축한 요새였다. 해안을 따라 10 리에 하나씩진(鎭)을 뒀고, 그 사이에 보(堡)를 세워 해안을 방어했다. 이곳은 외세가 몰려오던 19 세기 중반의 격변기에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871), 운양호사건(1875)의 격전지였다고 한다.

 

옛 아픈 상처의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게 초지진에는 멋드러진 모양의 소나무 두 그루가 있다. 우산 모양을 한 처진소나무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동양화에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맵시다.그러나 줄기에는 그 당시의 포탄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나이는 추측컨대 300 년 가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전에는 아마 이런 소나무들이 여러 그루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많은 나무들이 전투 중에 피해를 입고 죽었을 것이다. 또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조선의 병사들을 생각한다. 살아남은 초지진의 두 소나무는 아픈 과거를 잊어서도 안되지만 또 거기에 매이지도 말라는 듯 아름답고 당당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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